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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맨오브라만차



두근...두근...두근....
누가 나에게 '맨오브라만차'라는 단어만 얘기해도...
지하철 역과 강남 대로변에 붙어있는 노란 포스터만 봐도.....
그리고 정성화라는 배우와 그의 바리톤 음색만 들어도....
두근...두근....두근...

작년에 정말 미친듯이 버닝했던 맨오브라만차가 2005년, 2007년에 이어 세번째로 다시 무대에 올랐다.
이번 돈키호테 캐스팅에는 2007년 돈키호테역을 멋지게 소화하고 호평받고 그리고 승승장구 하고 있는 우리 성화님과!!
내가 성화님 다음으로 좋아하고 인정하는 2005년도 돈키호테 류정한님이 더블 캐스팅이 되었다.
아마 최고의 캐스팅이 아닐까 싶다.

뮤지컬을 본 적도 없었고, 돈도 그리 풍족하지 않았었던 2005년도의 맨오브라만차.
지금에서야 알았지만 만약 그때 여유가 있었고, 뮤지컬에 지금처럼 푹 빠져있었더라면
아마 류정한씨의 돈키호테도 꼭 봤을 것이다.
이런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이번에도 돈은 없지만 (그래서 3층 맨 앞줄로^^) 류정한씨의 돈키호테를 예매했다.
발음이나 성량은 성악을 전공해서 언제나 베스트인 류정한씨의 돈키호테 공연도 너무 기대된다.
(실은 오늘 맨오브라만차 첫공을 보고 와서 느낀건데....3층에서 보기에는 너무 아까운 공연인 듯...
류정한님의 돈키호테도 오늘처럼 가깝게 느꼈으면 좋을텐데....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같이 공연을 보러간 낭자가 끝나고 한마디 했다. 감동어린 눈빛으로...
"재밌어요~~"
"아..뮤지컬에 빠지면 안되는데...."
"다른 캐스팅으로도 보고 싶어요..."
"(성화씨)성량이 장난이 아니네요...."
라디오 스타의 첫공이 약간 실망이어서..(첫공이 실망이 아니고...막공으로 가면 갈 수록 더욱 재밌게 수정되어서...)
솔직히 또 첫공을 보자고 하기가 망설여 졌었지만..
나의 믿음직한 배우 성화님과 작년과 그리 큰 변화 없는 캐스팅, 그리고 1년만에 다시 하는 재공연인지라
다른 공연에 비해 안정적일 것이라는 판단에 첫공을 보자고 했었다.
그렇지만 내심 살짝 불안했었는데 다행히 실망하지 않고....감동한 모습에 한 시름 놓였다. ^^


* LG 아트센터
음향과 좌석등 최고의 시스템을 갖춘 공연장이라고 자부하고 있는 공연장.
작년에 3번이나 가는 바람에 그 이후에 본 뮤지컬들은 음향이 좀 거슬리다고 생각될 정도로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곳이다.
넓직한 로비, 지그재그 형태의 의자 배치, 시원한 공연장, 집중하기 좋은 무대크기, 깔끔한 음향시설..
그렇지만...오늘 음향사고는 좀 아닌 듯...
마이크가 안나오는 그런 정도는 아니었지만 중간중간 '지지지직~'하는 소리가 3번이나 있었다.
특히 마지막에 알돈자가 쓰러진 돈키호테 앞에서 자신의 이름은 알돈자가 아니라 둘시네아라고 말하기 직전.
똥통에서 태어나 이대로 죽을, 거친 인생을 살아오고 있다고 말했던 알돈자가
돈키호테로 인해 마음에 꿈을 가지고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 그런 장면에서 '지지지지지지직~~~~~~~~~'
이건 좀 아니잖아욧!!!!!!!! 다음 공연부터는 부탁드립니다.~~

* OST
작년 8,9월에 정말 맨날 들었었던 OST.
가끔씩 그때의 감동을 느끼고 싶을때면 듣곤 한다.
노래도입부분의 가사부터 녹음이 되어있고, 공연의 피날레까지 들어있어서
공연을 본 사람은 노래만 들어도 다시 그때의 공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올해는 2005년도 OST와 2007년도 OST를 모두 판매하고 있다.
왠지 2008년 OST는 안나오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 팜플렛
구리빛이 감도는 금빛 팜플렛은 작년 팜플렛보다는 살짝 작아진 것 같다.
배우들의 모습과 공연 모습도 2Page씩 밖에 나오지 않아서 아쉽다.
그렇지만  연출자 David Swan과의 인터뷰가 새롭게 들어가 있고,
OD 뮤지컬의 신춘수씨, 음악감독 김문정씨의 글은 작년에 이어서 실려있어서 
관객들과 마찬가지로 행복해 하고 떨려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배우들의 프로필과 한줄톡도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독도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한 센스있는 배우들도 있고~~

* 무대
- 지하감옥
작년과 마찬가지로 음침한 지하감옥.
삐걱 거리면서 내려오는 나무 계단. 그리고 죄수를 들여보내거나 혹은 재판이나 처형을 하기 위한 그 짧은 순간에만 문이 열리고...그때의 빛은 어두웠던 감옥에 비춰지는 빛이기에 더욱 눈부시게 빛난다. 그렇지만 죄를 벗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교수형이나 종교재판을 받기 전 들어오는 빛은 차갑게 느껴지기도 한다.
- 여러가지 무대장치
.노새끌이들이 술을 마시고, 알돈자를 유린하는 나무로 된 큰 테이블.
.나무로 만든 로시난테.
.노새끌이가 돈키호테와의 싸움에서 고꾸라져서 박혀 버리는 우물.
.감옥에서 만큼은 우두머리인 도지사를 위한 2층 망대.
.빛으로 표현되는 풍차.
- 다양한 모습의 중층 무대
.음침하고 어두침침한 벽과 계단을 어슴프레 비춰줄 것 같은 벽속의 횃불들.
.허름하고 오래된 듯한 주막의 유리벽.
.빨래를 하는 알돈자에게 사랑의 서안을 읽어주는 냇가의 예쁜 밤하늘과 빛난 별.
.말은 '그분의 생각뿐'이라고 하지만 온갖 다른 생각들로 가득한 사람들의 고백장소인 성당 스테인드 글라스 유리벽.
.조명의 센스가 돋보이는 체스판.
.환한 노란 빛으로 인해 눈이 부실 것 같은 해바라기 밭.
개인적으로는 해바라기 밭과 마지막 엔딩에 종교재판을 받으러 올라가는 돈키호테를 위해
문이 열리고 환한 빛이 비춰지는 중층 무대가 가장 좋다.  
초반에 차갑게만 느껴지는 빛이 아니라 왠지 희망적인 느낌을 준다. 종교재판에서 이길것만 같은..^^

* 무대의상
배경이 지하감옥인지라 처음에는 모두 너저분하고 허름한 옷을 입고 있다.
(단, 도지사를 더욱 빛내주는 비니와 멋진 롱 가죽자켓은 빼고.)
그렇지만 돈키호테의 '극'을 통한 변론으로 인해 죄수들은 다양하게 변한다.
.검은색 신부복과 십자가 목걸이의 신부.
.약혼자와의 결혼식이 어긋날까 고민하는 파란 원피스의 안토니아.
.돈키호테의 레이디가 자신이면 어떡할까 하는 눈이 커다란 두건쓴 어의없는 가정부.
.유능하고 계산적이고 배운집 자제분인 닥터 까라~~스꼬의 어두운 인디고색 의상.
.남성적이고 거친 모습의 노새끌이들의 복장.
.개인적으로 가장 눈물나게 만드는 장면인 거울의 기사의 기사복장과 마스크.
.화려한 해바라기 밭에서 그것 만큼 화려하고 눈부신 무어인들의 복장.
.맘브리노의 황금투구가 아닌 면도대야를 쓰고 다니는 주홍빛의 이발사.
그리고.......
.알론조, 돈키호테, 세르반테스의 붉은색에 검은색 무늬의 바지와 장화.
.세르반테스의 롱코트, 종이로 곱게 쌓여있는 돈키호테 극본.
.결투를 신청하는 빨간 장갑.
.풍차로 변한 마법사와 싸우다가 휘어져 버린 칼.
.늙은 돈키호테를 번쩍 들어올릴 수 있는 길고 큰 창.
.세르반테스에서 돈키호테로 변하는 회색빛 가발과 슬픈 수염.

작년과 같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또 받고 왔다.
작년에 내 블로그를 온통 도배했었던 맨오브라만차와 성화님에 대한 글을 읽어보았다.
어쩜 오늘도 작년처럼 가슴이 미어올 정도로 감동인지.....
지금 읽어보면 유치하기 짝이없는 글이지만
그 글을 통해 작년에 정말 행복했었던 시간들이 자꾸 떠올랐다.^^

현실에 안주하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용기가 부족한 나에게도
무언가 꿈틀하게 하고, 내 꿈과 내 진로에 대해서도 방향을 전환해야 될까 하는 생각을
심각하게 하게 만든 뮤지컬 맨오브라만차.....
'현실에 안주하고 꿈을 포기하는 것이 가장 미친짓'이라고 하는 돈키호테.
우리가 보기에는 정신나간 한 노인네일 수도 있고, '이룰 수 없는 꿈'을 쫓는 이상주의자 일수도 있지만
'미쳐 돌아가는 세상에서 누구를 미치광이라고 할 수 있을까?'라는 대사처럼
돈키호테는 어쩌면 우리보다 더욱 자신을 즉시하고 살아가는, 앞만 보고 달려나가는 용기있는 사람일 수 있다.
우리는...아니 나는 현실에 너무 매달리고 그 속에서 저만치 사그라지고 있는 자신의 꿈을 잊고 지내는
그냥 그렇고 그런 한 인간인 것만 같다.

큰 꿈이 아니어도 좋다. 남들에게는 이상처럼 꿈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런것은 중요하지 않다.
자신만의 꿈,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용기, 집념, 의지, 사랑이 중요한 것이다.
그런 돈키호테가 나는 부럽고....또한 내 속에서 다시 무언가 꿈틀대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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